E-mail :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청년문화'라고 칭송받는 신라시대 화랑.
기존 한국사에서 평가되는 화랑의 모습은 '호국의 꽃'이었고 청년문화에 대한 찬사의 극치였다.
화랑이 그토록 극찬을 받은지는 지금으로부터 50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 화랑을 최초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역사학자는 1920년대 신채호.
망국의 비분강개함을 느끼며 청년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화랑의 얘기를 꺼낼 수 밖에 없었던 신채호.
2)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청년의 애국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역사학자 이선근 대령에게 지시하여 1954년 이대령이 <화랑도 연구>를 출판하면서
화랑은 하루 아침에 한국사에서 가장 위대한 청년문화의 유산으로 급 부상.
한국전쟁이라는 폐허 속에서 청년들을 전쟁터로 나가게 하기 위해 화랑을 무사도로 미화한
이선근의 논리는 분명 '빗나간 애국심'.
최초의 화랑은 '원화'라고 불리는 '여자'였으면 부락축제의 리더 역할이었다.
행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화랑'으로 명칭이 바뀌었는데 그때도 화랑은 '여자'였다는 사실.
신라의 모계중심 사회가 퇴조하면서 화랑을 남자로 바꾸고 '국선'이라 이름한다.
그러나 화랑이 남자로 바뀌었다고 해서 상무정신과 같은 남성문화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화랑의 선발 기준은 여전히 얼굴 고운 남자였다.
화랑이 진정 무사도였다면 왜 우람한 남자를 뽑지 않고 얼굴 고운 남자를 뽑았을까 ?
그것은 모계사회 풍습 때문이었다.
정치와 종교가 확실히 구분되지 않은 부족사회에서 여왕은, 부락장인 동시에 제주였고 의녀였다.
따라서 신라의 여왕은 주신에게 출가한 몸으로 결혼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혼외 잠자리에 들 수는 없어서 그 얼굴 고운 남자들과 잠자리를 함께 했다.
남자가 대왕으로 있는 궁궐에는 궁여가 있지만, 여자가 대왕으로 있는 궁궐에는 궁남이 있을 수 있다.
삼국사기 진성여왕 편에는 얼굴 고운 남자들과의 로맨스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소위 '세속오계'는 ?
<삼국사기>, <삼국유사>, <해동고승전> 어디에도 화랑과 세속오계에 대한 설명은 없다.
결국, 화랑과 무관한 서민 청년들의 생활규범이었던 셈이다.
고려조에 들어오면서 화랑에게는 '병역면제'를 해 주었다.
조선조 <홍문자회>에서 '화랑'을 격(박수무당 '격')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른 무당과 달리 박수무당은 백수건달의 의미도 지니고 있으며
'한량'이라는 말도 여기서 파생되었다.
[사전] 한량: 돈 잘 쓰고 잘 노는 사람.
한량은 원래 아직 무과에 급제하지 못한 호반의 사람을 뜻하던 말이다.
무과 준비를 위해 활을 쏘러 다니던 한량 중에는 멀지 않아 벼슬길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거들먹거리거나
무예 연마 기간중이라는 핑계를 대고 아무 하는 일 없이 노는 일에만 열심인 사람들도 많았다.
이런 일부 한량들의 모습에서 새로이 부정적인 뜻이 덧붙게 되었다.
[속담] 한량이 죽어도 기생집 울타리 밑에서 죽는다.
사람이 평소에 가지고 있는 본색이나 행실을 죽을 때까지 버리지 못한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