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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팬이라면 눈이 번뜩 뜨일 다큐멘터리 하나가 전파를 탔다. 22일 케이블 KTV에서 방송한 특별기회 2부작 `이순신, 23전 23승 불패의 조건`(KBS제작)이 그것.
이날 방송은 이순신이 어떻게 불리한 조건에서 승리할 수 있었는가를 심층분석했다. 국내의 사학자들의 견해는 물론 일본의 연구 자료까지 참고하여 그래픽으로 상세한 설명을 더했다.
방송에 출연한 서강대 사학과 정두희 교수의 말에 의하면 이순신의 승리는 단순히 용맹과 지혜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명량해전의 승리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지형지물과 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가장 유리한 시점에서 전투를 감행한 치밀한 전략은 돋보이지만 그것만으로 23전 23승의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는 것.
"이순신의 함대가 어떻게 무적의 함대가 될 수 있느냐, 그것은 이순신이 당시로선 꿈도 못꿀 신개념의 수군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두희 교수는 방송에서 이순신 함대의 질적인 차이를 강조했다. 그는 이순신이 모든 면에서 기존의 수군과는 차원이 다른 함대를 만들었고 또 거기에 걸맞는 전술을 구사했기 때문에 기적 같은 승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틀어 나올 수 있는 최정예 함대가 바로 이순신의 함대였던 것이다. 이순신 함대의 전선 한대가 기존의 전선의 열배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었던 것은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격파했던 명량해전이 잘 보여준다.
또한 방송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순신의 의지를 또하나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용맹한 장수들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직면했을 경우, 목숨을 바쳐 싸워 장렬한 전사를 하는 것으로 마지막 충성을 다했다.
그러나 이순신은 결코 그러지 않았다. "최후의 순간까지 조금이라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 가능성을 찾아 갔다"는 것이 정두희 교수의 설명이다.
임진왜란 내내 이순신이 거제도 견내량을 지켰던 것은 그의 통찰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의 연구를 통해 드러나는 결과는 조선과 일본의 대치상황, 조선군의 열악한 조건들을 고려해 볼 때, 이순신이 그곳을 지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적의 발목을 붙잡는 최상의 전략이었다.
부산을 공격하라는 임금의 명령을 어겨가며 그곳을 지킨 이유는 누구보다 이순신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해를 통해 보급품을 평양으로 공급하려던 일본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더 이상 북진을 감행하지 못했다.
이밖에도 이날 방송은 판옥선과 화포 등의 특징을 비롯, 다양한 승리의 조건을 소개했다. 그리고 23일 저녁에 방송하는 2부 `일본의 기억, 적장의 이순신`편에서는 이순신과 싸워 패했던 일본의 장수 와키자카와 구루지마의 후손들이 말하는 이순신을 소개할 예정이다. 방송은 오후 9시, KTV (사진=드라마 `불멸의이순신`의 한장면) [TV리포트 김진수 기자] apple@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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