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속삭이는 댐’ 화제
가로 144m의 댐 한 쪽 끝에서 말하면 다른 쪽에서 선명하게 들려…”포물선 효과 때문”
미디어다음 / 최용진 호주 통신원
와인 산지로 유명한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바로사 벨리에 있는 ‘속삭이는 댐’이 화제다.
이 댐이 ‘속삭이는 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댐 한쪽 편 끝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반대 편에 있는 사람의 말을 깨끗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댐의 가로 길이가 144m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댐의 벽에 귀를 대고 건너편 사람과 실제로 대화를 나눠본 사람들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이 댐은 1899년 바로사 벨리 지역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댐의 높이 27m, 넓이 144m로 이 댐이 처음 지어졌을 때만 해도 이는 호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댐이었다.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바로사 벨리에 있는 ‘속삭이는 댐’을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http://www.postcards.sa.com.au/]
댐의 공사를 맡았던 사람들도 공사가 끝난 뒤에야 댐의 벽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신기한 현상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호주 사람들은 물론이고 전세계의 관광객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호주 애들레이드에 살고 있는 교포 문은혜(16)양은 “댐에서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학교 친구들에게 처음 들었을 때는 믿지 않았다”며 “직접 와서 댐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해보니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댐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미국 과학협회는 이곳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 댐의 두께가 얇은 것과 전체적인 형태가 포물선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소리를 잘 전달하는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댐을 조사한 미국의 과학자는 “이 댐이 소리를 잘 전달하는 원리는 포물선 효과”라며 “소리가 댐의 휘어진 모양을 따라 완벽하게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댐은 댐을 설계한 사람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알려지면서 더욱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 댐의 설계자는 주정부 공무원이었던 알렉산더 몬그리프였다. 그는 공무원 생활을 해왔던 42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았을 정도로 일에 열성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댐의 공사가 시작된 1899년부터 완공될 때까지 2년 동안에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댐 곁에서 공사 현장을 관리했을 정도로 댐에 큰 애착을 보였다.
댐이 완공된 뒤에도 댐을 떠나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안정성을 관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 댐의 관리자로 일했다.
댐 관리소 직원들은 “몬그리프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인지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은 댐이지만 큰 보수공사 한번 하지 않았을 정도로 튼튼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