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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인간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왜 하필이면 그 많은 사람 중에서도 '그 사람'을 선택하는 걸까?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 연구원과 럿거스 대학 연구교수를 지낸 미국의 저명한 여성 인류학자인 헬렌 피셔 박사가 '사랑은 무엇인가'라는, 결코 대답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섰다.
그는 미스터리 중의 미스터리를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최근 번역돼 나온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정명진 옮김. 생각의나무)는 우리가 아직 몰랐던 사랑의 심리에 대한 과학적 안내지도다.
그는 인간의 뇌에서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fMRI(기능성 자기공명 영상장치)라는 최신 뇌 검사 기술을 활용해, 사랑에 빠지거나 퇴짜맞고 실의에 빠진 남자와 여자의 뇌 활동을 기록했다.
연구에 따르면 강렬한 사랑에 빠졌을 때의 증상은 뇌에서 활동하는 도파민 분비와 연관이 있다. 도파민은 만족스럽고 기쁜 느낌을 주는 뇌 화학물질의 하나.
특히 도파민에서 나오는 노르에피네프린은 연인들의 기분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자는 이런 실험 결과를 토대로 낭만적 사랑은 인간의 뇌 회로 및 신경화학물질의 작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음식과 물과 모성적인 직관을 갈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짝을 대상으로 구애하고, 그 사랑을 얻는 것도 인간의 본능이자 생리적인 욕구라는 것이다.
이처럼 사랑에 빠지려는 충동이 있기에 인간은 연극과 소설, 시, 음악 등 예술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352쪽. 1만2천원.
shg@yna.co.kr